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US스틸 주가는 1.17% 올라 1주당 8.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이후 17.66% 오른 셈이다. US스틸 주가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단계적 경제 재개에 들어간 지난 6월 초 급등했다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꾸준히 나오는 등 악재가 이어져 횡보세를 보였다. 한국 증시에서 현대제철 주가는 더 가파르게 올랐다. 16일 전반적으로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현대제철 주가는 3.87% 오른 3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이후 25.40% 오른 셈이다. 현대제철과 함께 국내 3대 철강사로 꼽히는 포스코와 동국제강도 이달 들어 주가가 오르다가 16일에는 하락 마감했다. 현대제철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회사가 수소전기자동차의 핵심인 연료전지에 들어갈 금속분리판 생산 능력 키우기에 나선 것과도 관련이 있다.
맥을 못 추던 철강주가 이달 오른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4분기(10~12월) 원자재 상품 시장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철강회사의 비용 압박이 줄었다.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 최대 철광석·철강 수요국'인 중국이 나 홀로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 선언 후 지난 6월부로 '경제 재건'을 밀어붙이면서 하반기 이후 철강 수요가 늘어났다. 공급 측면과 관련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은 원자재 시장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이 9월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말에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1위 수출국 호주와 2위 브라질은 연말이 생산 성수기다.
폴 바톨로뮤 S&P글로벌 연구원은 "호주는 2분기에 이어 4분기가 철광석 생산이 가장 집중되는 시기이며 북부 지역 우기가 시작되는 1분기가 돌아오기 전 서둘러 물건을 출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브라질은 최대 광업회사 발레가 하반기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4분기 철광석 생산·출하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15일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내년 1월물) 가격은 1.59% 떨어진 1메트릭톤(mt)당 805위안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최고가를 기록한 9월 3일보다 16.65% 떨어졌다. 1메트릭톤은 1000㎏을 1t으로 하는 중량 단위다.
수요 측면에서는 내수 재건을 강조하는 중국의 철강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과 더불어 내년 세계 각국 제조업이 느리게나마 회복세에 접어들면 철강 수요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철강회사 입장에서 반길 만한 요소다.
한편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예상이 나온다. 시
다만 선물 가격이 떨어지면 연계된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줄어들 수 있다. 국내 철광석 선물 관련 상품은 대신증권이 2018년 처음으로 출시한 '대신철광석선물 ETN(H)'과 '대신인버스철광석선물 ETN(H)'이 대표적이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