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부동산 매각 러시 ◆
금융감독원이 또다시 시중은행들에 점포 폐쇄를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은행들은 지점 신설·폐쇄가 은행 고유 업무인데, 금융당국이 점포 전략 등 경영에까지 간섭한다며 불만을 내놓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말까지 영업점 약 70곳을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이 오는 19일 지점 15곳, 출장소 5곳 등 총 20곳 영업점을 폐쇄하고 같은 날 신한은행도 지점 8곳, 출장소 2곳 등 총 10곳 영업점을 폐쇄하는 등 이달에만 총 40곳이 넘는 은행 지점이 문을 닫는다. 시중은행 5곳 지점 수는 2017년 말 4728곳이었지만 올해 9월 말 기준 4538곳으로 190곳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와 디지털 금융이 일상화되면서 은행 지점 통폐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은행 지점 방문자가 급감하고 은행 창구업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2019년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과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59.3%로, 전체 금융거래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지점 창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비중은 2018년 9.8%에서 2019년 7.4%로 2.4%포인트 떨어졌다. 현금인출기와 은행 자동화 기기(ATM)를 사용하는 비중 역시 30.2%에서 26.4%로 3.8%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 같은 은행들의 점포 폐쇄를 막아서면서 또 다른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6일 은행연합회에서 주요 시중은행 점포 담당 부서장들을 불러놓고 은행들의 점포 폐쇄와 관련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지점에 직접 방문해 단순 업무를 보려는 일부 고령층을 감안해 시중은행들이 점포 폐쇄 공동절차를 잘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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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호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