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경북 김천)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15년부터 지난 5년간 시중은행과 건설업체에 지급한 주식 배당금이 860억원에 달했다. HUG의 주요 주주는 정부(68.25%), KB국민은행(8.63%), 주택업체(2.25%), 한국토지주택공사(LH, 1.01%), 우리은행(0.33%), 부산은행(0.14%) 등이다.
민간 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국민은행은 HUG로부터 632억원의 배당급을 지급받았다. 공공기관인 LH에 지급한 배당금(73억원)보다 8배 이상 많다. 지난 5년간 HUG 주식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5.4%로 같은 기간 은행의 예대마진율 1.8%보다 3배나 높았다.
HUG는 1993년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설립돼 2015년 7월 주택도시기금법 시행과 함께 공사로 출범했다. 2001년 IMF 외환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를 원인으로 HUG(옛 대한주택보증)의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 등 민간 기업이 일부 채권을 지분으로 전환하면서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주택법에 따라 시행사는 30가구 이상의 공동 주택을 건설할 때 HUG가 제공하는 분양보증보험에 가입할 의무가 있다. 송언석 의원은 업계 분양보증료가 분양가 산정 등에 반영돼 결국 수분양자인 일반 국민에게 이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의원은 "분양 과정에서 건설사가 돈을 벌고, 은행은 대출하며 수익을 거두게 된다"며 "국민이 부담하는 보증료를 보증사업의 다른 당사자인 시중은행과 건설사에 배당금으로 주는 것은 이중 특혜"라고 지적
민간기업의 HUG 주식 보유는 과거에도 문제가 됐다. HUG는 2013년 워크아웃을 신청한 경남기업의 보증사고로 78억원 상당의 구상채권이 발생했다. HUG는 당시 78억원을 회수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주주였던 경남기업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약 8억6000만여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