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사진 제공 = 기업은행]](//img.mbn.co.kr/newmbn/white.PNG) |
↑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사진 제공 = 기업은행] |
기업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실적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기술금융 명목으로 대출이 실행됐지만, 정작 뜯어보니 기술에 대한 평가보다는 기존 거래 실적, 즉 신용 우선으로 대출을 취급했기 때문이다. 취임 과정부터 '관치금융' 꼬리표가 붙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혁신금융'을 강조, 기술금융 대출을 장려했지만 '무늬만 기술금융'으로 운영한 셈이다.
![김희곤 의원실 기업은행 제출자료 분석. [자료 제공 = 김희곤 의원실]](//img.mbn.co.kr/newmbn/white.PNG) |
↑ 김희곤 의원실 기업은행 제출자료 분석. [자료 제공 = 김희곤 의원실]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13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부터 올해 9월말까지 실행한 기술금융 전체 대출실적 총 61만6790건을 보면, 기술신용 평가를 통한 순수한 '기술금융'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이상 대출 총 55만5542건 중 기존 기업은행과 거래해온 '거래 신용도' BBB 이상 기준으로 기업에 공급한 대출은 48만929건으로, 86.6%를 차지했다. 반면, 기술신용으로 평가한 '기술신용등급' BBB이상 기준으로는 7만4613건으로, 13.4%에 불과했다. '기술금융' 명목으로 대출이 실행됐지만 기술에 대한 평가보다는 기존 거래실적, 즉 신용이 우선된 것이다.
![김희곤 의원실 기업은행 제출자료 분석 [자료 제공 = 김희곤 의원실]](//img.mbn.co.kr/newmbn/white.PNG) |
↑ 김희곤 의원실 기업은행 제출자료 분석 [자료 제공 = 김희곤 의원실] |
또, 기술등급별로 분석해 보면 기술력이 떨어지는 기술등급 T5이하 기업에 공급한 대출이 45.2%(27만8581건)로 절반에 달한 반면, 기술력이 매우 우수한 T1 등급의 기업에 대한 대출은 0%(68건)수준이고, 우수 등급인 T2 등급은 0.5%(3189건)로 1%에도 못 미쳤다. 김 의원은 "결국 기술력만으로 대출이 이뤄진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술금융의 업력별 대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10년 이상이 54.3%(33만4902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5.5%(15만7434건) 순으로 나타났다.
![김희곤 의원실 기업은행 제출자료 분석 [자료 제공 = 김희곤 의원실]](//img.mbn.co.kr/newmbn/white.PNG) |
↑ 김희곤 의원실 기업은행 제출자료 분석 [자료 제공 = 김희곤 의원실] |
이에 반해 1년 미만 신생기업에 대한 대출은 1.3%(7901건), 1년 이상 3년 미만 기업에 대한 대출은 7.8%(4만8056건)로 저조했다. 기업금융의 대출 비중이 사실상 '업력'에 비례하다시피한 셈이다. 이럴 경우 신생 중소기업의 금융을 지원하는 기술금융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은 "기존 신용도가 높은 기업, 기술력
이 떨어져도 업력이 오래된 기업에 대한 대출이 유리한 것은 기술금융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신용이 낮아도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술금융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대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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