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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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IB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접수한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한국투자·NH·KB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모두 참전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IB들도 참여해 주목된다. 골드만삭스 외에도 모건스탠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등이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게임 회사 중 역대급 기업 가치가 점쳐지는 만큼 주간사를 최소 4곳 정도 뽑을 것"이라며 "대어급을 잡기 위해 한글날 연휴를 모두 반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내년 하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 기업 가치만 최소 30조원에 달해 이듬해 최대어로 유력시된다. 시장에서 30조원을 추산하는 것은 결코 과장된 맥락이 아니다. 올 상반기에 크래프톤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4050억원이었다. 여기에 국내 게임 업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35배만 적용해도 기업 가치를 30조원 수준으로 추산할 수 있다. 상장과 동시에 넷마블(13조5608억원·8일 종가 기준), 엔씨소프트(16조4875억원) 시가총액을 뛰어넘고 '1등 게임주'로 도약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주목받고 있어 게임 산업의 성장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할 땐 PER 등 동종 업계 재무비율과 향후 성장성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한다"며 "크래프톤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최근 3년 실적만 반영해도 30조원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의 상장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익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올 만큼 비즈니스 모델이 취약해서다. 크래프톤 매출 가운데 배틀그라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에 달한다.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떨어질수록 회사 실적도 덩달아 흔들리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공모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IB들은 고심하는 분위기다.
IB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연내 정식 출시 예정인 '엘리온'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엘리온의 흥망성쇠에 따라 크래프톤 기업 가치도 각양각색이 되기 때문이다. 엘리온은 이상 세계로 가는 관문(엘리온)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경쟁을 모토로 하는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이다. 크래프톤이 2017년부터 개발한 게임으로, 배틀그라운드와 로스트아크에 이은 오랜만의 '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엘리온이 크래프톤 기업 가치에 얼마나 긍정적일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엘리온이 시장에서 빠르게 정착한다는 전제 아래 몸값을 40조원 이상으로 써 내는 IB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
현재 크래프톤에서 상장과 관련된 실무는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KB국민은행을 거쳐 2008년 JP모건에 합류했다. 약 12년 동안 다양한 자본시장 거래를 종결시키며 실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엔 넷마블의 주간사로도 참여하며 게임 회사를 상장시키기도 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