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20] LH·SH 임대 보증금 차이 10배 넘는 이유가…

비슷한 면적과 입지에 들어선 서울시 내 LH 공공임대 아파트의 보증금이 SH보다 10배나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SH와의 월세 격차를 감안해 LH는 월세를 동결 또는 인하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진성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와 서울주택공사(이하 SH)로부터 '서울시 내 공공임대주택 현황 전수 조사'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비슷한 면적의 서울시 강서구와 강남구 외 3개 영구임대와 공공임대 아파트가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LH 월세가 SH에 비해 1.4배~5.5배, 보증금은 2배~10.5배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850m 떨어진 강서구 LH등촌4(31㎡)와 SH가양4(30㎡)를 비교해보니 LH 월세는 16만1250원으로 SH 4만7200원에 비해 3.4배나 높았다. 보증금 차이는 더 컸다. SH는 191만원인 반면 LH는 1492만원으로 7.8배나 비쌌다.
LH강남3(29㎡)과 SH수서6(29㎡) 영구임대 아파트의 거리는 2km 정도인데 LH 월세는 14만5850원으로 SH 4만5300원에 비해 3.2배, 보증금은 LH는 1932만6000원으로 SH 184만원보다 10.5배나 높았다.
LH와 SH가 임대아파트가 동일한 유형임에도 월세 차이가 큰 것은 지속적인 LH의 월세 인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SH는 2004년 이후 2011년 5% 인상을 제외하고 월세 인상률을 동결해왔으나, LH는 2010년 이후 매년 3.9%~5.0% 이내에서 월세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진성준 의원은 "동일 유형, 유사한 입지에 있는 임대아파트 사이에서 월세 격차가 이토록 벌어져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LH는 임대아파트 입주한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월세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살펴야 한다. SH와의 월세 격차를 감안해 LH는 월세를 동결 또는 인하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LH측은 진 의원실의 임대료 비교 자료가 입주시기·소득수준에 따른 입주자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LH는 일반 임대조건, SH는 수급자 임대조건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LH 측은 "영구임대주택 임대료는 관계법령에 의거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임대조건과 수급자 외 일반 임대조건으로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어, 입주자격에 따라 임대료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며 "LH강남3과 SH수서6 영구임대의 경우 수급자 임대조건을 기준으로 비교 시 임대료는 1.2배, 보증금은 1.5배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