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본격적인 '인사태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리딩사 경쟁을 벌이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번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다음달 20일 임기 만료하는 허인 은행장 후속 인사에 착수한다. 대추위는 최근 3연임을 확정한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KB금융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한다. 행장 후보가 정해지면 국민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열어 자격검증 등 심사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의 사외이사 5인이 행추위원이 된다.
은행권에선 허 행장이 한차례 연임(2+1)을 했지만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허 행장이 보여준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그는 금융권에 몰아친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와 라임사태 등 각종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은행권 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허 행장 외에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 연말 임기를 마치는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진 행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국민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으나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5% 이상 늘어난 3702억원을 기록하며 국제통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디지털 혁신도 시중은행장 중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디지털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은 1590억원으로 전년동기(1320억원) 대비 20.4% 늘었다.
신한금융 내에서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임 사장은 카드업계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수성하며 디지털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모바일 플랫폼 신한페이판은 연간 결제금액 10조원을 넘어섰다. 업계 1위로 풍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선제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KB금융과 산한금융 내에서는 부회장직 신설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임기를 마친 뒤 지주 부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도 오는 7일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행장을 선정한다. 현재 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민간은행 첫 여성 행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씨티그룹에서 외국인 CEO를 선임하는 '변수'만 발생치 않는
은행연합회장,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장 등도 새 수장을 뽑아야 한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11월5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11월30일,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12월8일 임기가 끝난다.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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