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으로 우리 증시가 3거래일 쉬어가는 동안 해외 증시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과 미국 고용시장 개선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지표가 증시 발목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도와 미국내 추가 경기부양안 합의 여부가 이번주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이 기간 0.39% 상승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09%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2.2%,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0.73%떨어졌다. 홍콩 증시는 1, 2일 휴장했고 중국 본토 증시는 1일부터 8일까지 중추절 연휴를 겸해 쉬어간다.
연휴 기간 해외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었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뉴스가 전해지자 2일 S&P500,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등 미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 출발했다. 그러나 장중 추가 부양책에 대한 낙관적인 발언이 흘러나오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부양책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발언을 내놨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부양책과 관련한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2일 다우지수는 0.48%, S&P500은 0.98%, 나스닥지수는 2.2%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2일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66만1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86만명을 밑돌았다. 8월의 149만개 증가에 비해서도 크게 둔화했다. 9월 실업률은 7.9%로 시장 예상 8.2%보다 양호했지만,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은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인 만큼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추가 부양책 합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으로 대선 일정에 차질이 생긴 공화당 입장에서는 부양책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가 부양책 합의 타결 소식은 증시에 긍정적이다.
해외 증시가 추석 연휴 기간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낙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휴 이후 국내 증시 역시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연휴 기간 미국 증시는 보합권이었고, 바이든 후보와 관련된 친환경 관련주는 오히려 상승하는 등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모습이었다"며 "한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 자체만으로 대폭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원자재값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 소식에 하락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60달러 떨어진 37.05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금값도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2일 온스당 8.70달러 하락한 1907.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1일 발표된 한국 수출은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80억5000만달러(약 56조11704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수출이 지난해 대비 늘어난 것은 지난 2월
그러나 국내 증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외 품목의 더딘 수요회복과 미국,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은 부담 요인"이라며 "여전히 많은 재고물량까지 고려하면 생산·투자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홍혜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