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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현지시간) 공매도 전문기관인 시트론리서치가 나녹스의 `실체없는` 주요 고객사 중 하나라며 공개한 `골든바인 인터네셔널 컴퍼니` 이에 대해 나녹스 3대 주주인 요즈마 코리아 관계자는 "제대로 자료 조사를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지만 이어 22일 머디워터스가 추가 의혹 제기에 나서면서 사건이 ... |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니콜라 주가는 전날 대비 9.69%떨어져 1주당 19.10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또다시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나녹스도 7.23% 떨어져 27.19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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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다고 하는 나녹스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ARC)이미지 [사진 제공 = 나녹스] |
지난 22일 뉴욕증시 개장 전 머디워터스는 성명을 통해 "나녹스는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같은 기업"이라면서 "나녹스는 주식 외에는 판매할 물건이 없는 회사"라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나녹스 주가는 개장 직후 20%넘는 급락세를 보였지만 결국은 4.44% 상승해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다음 날인 23일 2.66%떨어졌고 24일에는 7.23%추가 하락해 낙폭을 키웠다.
현재 머디워터스는 의혹을 주장한 단계다. 이 때문에 22일 당일에는 장초반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추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편에서는 공매도가 따라붙으면서 주가가 오른 것 같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공매도는 의혹이 제기된 특정 기업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방식으로 단기 급등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나녹스는 한국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참여한 이스라엘 의료장비 기업이다. 대기업 투자 소식과 더불어 주가가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도 줄줄이 돈지갑을 열며 투자 대열에 들어선 바 있다. 나녹스는 지난 달 21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 1주당 18달러에 상장했는데 이후 급등세를 기록하며 이달 중순에만 해도 60달러선을 오가는 등 상장 한 달도 안돼 주가가 100%넘게 폭등하기도 했었다.
다만 머디워터스는 "나녹스는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ARC)인 디지털 엑스레이가 진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누군가의 흉부 사진을 가져가 조작한 데모 영상을 만든 후, SK텔레콤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면서 제네럴모터스(GM) 투자를 이끌어낸 니콜라같은 실체없는 업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나녹스는 노벨 평화상 후보 하다사 병원을 내세웠는데 해당 병원에서 ARC가 실제로 작동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ARC는 미래 영화 소품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머디워터스는 나녹스 공매도에 나선 곳으로, '중국판 스타벅스'를 꿈꾸던 중국 루이싱커피의 회계 장부 조작을 폭로해 올해 6월 해당 기업의 나스닥 상장폐지를 이끌어내면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탔다. 앞서 15일 시트론 역시 나녹스가 공시한 제품 구매자 명단을 검토해 해당 고객들이 대만의 한 노점상과 브라질의 페이퍼컴퍼니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편 니콜라 주가 추가 하락은 이날 웨드부시 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분석가가 "니콜라 주식은 보유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하다"면서 12개월 목표 주가를 1주당 15달러로 30달러 낮춰잡은 데 따른 투자자들의 반응이다. 아이브스 분석가는 니콜라 투자 등급을 '보유(Hold)'에서 '매도(Sell)'로 바꿨다. 하루 전날인 23일 니콜라와 수소 충전소 건설 협상을 진행 중이던 영국 에너지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이 힌덴버그리서치의 니콜라 사기 의혹 폭로를 계기로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면서 이날 주가가 25.82%떨어진 바 있다.
니콜라 주가는 사상 최저치다. 지난 6월 4일 기업인수합병목적회사(SPAC)을 통해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우회 상장한 당시 주가가 33.75달러였다. 이후 국내 한화솔루션 자회사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지난 2018년 11월 1억 달러(약 1205억 원·니콜라 전체 지분의 6.13%)를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앞다퉈 니콜라 주식을 사들이는 등 투자 열풍이 불었다.
지난 6월 8일 니콜라 주식은 103.70%폭등하면서 7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이 니콜라 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이달 들어서는 제네럴모터스(GM)가 니콜라에 11%지분 투자를 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8일 하루만에 40.79%뛰어 50.05달러까지 올랐지만 10일 힌덴버그의 '언덕 위 트럭 사건' 등 폭로 보고서가 나오면서 하락세를 긋고 있다.
니콜라 공매도에 나선 힌덴버그 폭로가 일파만파 되면서 앞서 트레버 밀턴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의장직을 내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또 자신이 소유한 회사 주식 490만 여주와 2년에 걸쳐 받을 수 있는 총 2000만 달러 규모의 자문 계약 옵션도 포기하게 됐다. 현재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니콜라 사기의혹에 대한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공매도 투자자들의 폭로는 의혹에 그칠 수 있다. 다만 의혹 제기가 다름 아닌 '공매도' 투자자들의 폭로라면서 무조건 악의적인 취지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이들의 의혹 제기를 '성장기업들이 겪는 통과의례'라고만 여길 수도 없다.
의혹이 커질 수록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해당 기업 상장 이전에 공모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지분 투자한 대기업이 아니다. 정작 소중한 돈을 잃게되는 것은 '성장 기업의 잠재력에 대해 충분히 검증했다'는 국내 대기업의 투자 소
공매도 투자자들의 의혹 폭로인 데다 단기에 해당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되는 이유다. 루이싱커피도 머디워터스 의혹 제기·나스닥의 상장폐지 통보 이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결국 상장 폐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뼈아픈 손실을 안겼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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