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기술주 폭락 여파로 24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2.59% 떨어진 2272.70으로 마감해 2300선이 무너졌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투자 심리를 방전시키면서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악재를 표면으로 노출시켰다. 9월 조정설은 계속 나왔지만 생각보다 큰 강도로 다가온 것이다.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미국 나스닥은 2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3.02% 하락한 1만632.99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지수와 S&P500도 각각 1.92%, 2.37% 하락했다. 이는 곧이어 개장한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 하락한 2272.70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월 4일 이후 50일 만에 23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일본 닛케이225와 중국 상하이종합, 대만 자취엔 등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가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라며 미국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도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아울러 미국 법무부가 인터넷 기업에 제공하던 면책 특권을 제한하는 규제안을 이날 의회에 제출하면서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주요 기술주도 하락세에 동참했다.
최근 사기 논란이 불거진 니콜라 주가는 25.82%나 폭락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니콜라가 영국 에너지 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과 벌였던 수소충전소 건설 협상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니콜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셈이다.
영국이 봉쇄령을 내리는 등 코로나19가 유럽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연말에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발발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초 코로나19로 폭락했다가 유동성과 초저금리, 달라진 생활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복된 증시가 코로나19로 다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대내외 정치 상황도 증시에 부정적이다. 틱톡 매각 합의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진행형이다. 틱톡은 이날 미국 법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용 금지 행정명령 집행을 연기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11월 미국 대선도 불확실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패한다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약속할 수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대놓고 언급했다. 우편투표 변수까지 겹쳐 대선 이후를 전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추가 부양책 처리도 지지부진하다. 공화·민주 양당이 신임 대법관 임명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어 대선 전에 부양책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양책이 나오는 데 한계가 있는데, 밸류에이션은 올라갈 데로 올라가면서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석 연휴 이후 실적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연말 미국 대선이 끝나 불확실성이 걷히면 여전히 시장에 넘쳐 나는 유동성의 힘이 다시 발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모멘텀에
[박인혜 기자 / 김덕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