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5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그동안 고환율 피해 주로 인식되던 업종들이 다시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반면, 원화 약세의 혜택을 받았던 수출주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천권필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환율 하락이 가장 반가운 업종은 여행과 항공주입니다.
원 달러 환율이 최근 100원 이상 하락하며 1,200원대로 내려오면서 하나투어와 대한항공 등 여행·항공 주는 코스피를 뛰어넘는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200원대에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분간 원화 강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인터뷰 : 원종혁 / SK증권 연구원
- "환율 상승 때문에 파생상품이나 외화부채 손실, 원자재 가격 부담을 느꼈던 업종들이 환율이 하락하면서 부담감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업종으로 철강, 해운, 항공, 정유, 여행업종 등이 될 것 같습니다."
증권사들은 이?따라 여행과 항공 이외에도 음식료와 철강, 은행 업종 내 종목들을 원화 강세의 수혜 주로 꼽았습니다.
반면, 고환율의 수혜를 톡톡히 보며 반등장을 주도했던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습니다.
빠른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가 상당 부분 올랐기 때문에, 최근의 환율 하락세는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켜 주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원종혁 / SK증권 연구원
- "최근에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율 효과로 인한 기업실적 향상 모멘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상승효과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요, 변동성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우리나라 수출 주력제품의 가격 상승이 원화 강세 효과를 상쇄해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조혜연 /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 "IT 업종의 경우 반도체 가격이 지난 12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EPS, 즉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계속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요인들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주의 실적 둔화 우려를 상쇄시켜 줄 것으로 보입니다."
원·달러 환율의 급속한 하락 속에 환율 수혜 주와 피해 주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환율이 향후 증시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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