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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제21회 세계지식포럼서 강연에 나선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
안 본부장은 "올해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글로벌 시스템 전체를 흔들어 놓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6월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는 4.9%, 미국 경제는 8%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금융위기 때도 겪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라며 "미·중 관계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제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술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러스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며 "최근 기술주가 주도하는 금융 시장 흐름은 세계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동시에 몇몇 기술주에 지나치게 돈이 몰리고 있는 점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안 본부장은 "지금 시장이 걱정스러운 것은 탐욕"이라며 "몇몇 종목에 지나치게 돈이 몰리고 있는데 만약 비가 내리면 (투자자들은) 진흙탕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비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불확실성이 팽배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대응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이미 투자 자산 다변화를 위해 해외 자산 및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2025년까지 전체 기금 운용 자산 대비 해외 자산 비중을 현재 36%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 자산 비중 확대에는 분산 투자를 통한 안전성 확보와 더불어 유동성 확보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식 비중이 너무 높을 때 유동성이 필요할 경우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국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체투자 확대를 통해 수익률 개선 효과도 노린다는 방침이다.
안 본부장은 "지난해 영국 개트윅공항 자산을 매각했는데 2010년 9600만파운드에 샀던 것이 10년 만에 500% 수익률을 냈다"며 "미국에서도 대체투자를 진행해 4년간 수익률 148%를 만들어 낸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 역량 강화 등 기본적인 역량을 더 굳건히 점검한다는 방침이
안 본부장은 "국민연금 기금 운용 자산은 2040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20년 동안 계속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이 있다"며 "향후 세계적 연금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해외 사무소 인력을 강화해 아시아 시장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