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WBL이 발행한 소상공인 매출채권 펀드는 PwC회계법인의 자산 분석 결과 회수율이 약 60.8%로 나왔다. 펀드가 투자한 자산 중 98%가 부실한 상황이라 펀드가 처음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해놓은 가치만큼만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과 키웨스트자산운용이 재간접으로 담아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된 이 펀드는 미국 소상공인 단기 대출에 특화된 금융회사 WBL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 펀드다. 홍콩 소재 해외 운용사 탠덤크레디트퍼실리티펀드(Tandem Credit Facility Fund)가 설정한 펀드를 재간접으로 담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소상공인 매출이 떨어져 채권이 부실화되는 과정에서 현지 운용사가 채권 발행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신규 펀드 자금이 들어올 때 펀드 수익률을 돌려 막기한 정황까지 의심돼 투자자들은 '미국판 라임자산운용 사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올해 3월 환매 연기된 신한은행 판매분은 한 차례 더 만기가 연장됐고,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신한금융투자 판매분마저 환매가 어려울 수 있다. 펀드 투자자들은 WBL 매출채권 재간접펀드가 모두 신한PWM센터에서 판매됐기 때문에 판매사인 신한금융그룹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PwC회계법인의 WBL 자산 실사에 따르면 자산 매각에 따른 현금 회수에 9.3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운용사는 채권 디폴트 시 담보 산정에서 제외하고 이를 5일 내에 정상 채권으로 교체하겠다고 돼 있는데 이를 전혀 지키지 않아 부실 채권이 계속 누적됐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