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3기 경영과 관련해 핵심 과제로 '주가'를 언급해 주목받았다. 특히 KB금융 주가를 '참담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주가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경영 관련 3대 핵심 메시지로 '비은행' '글로벌' '디지털' 등을 꼽았다.
지난 16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로 낙점된 윤 회장은 17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KB가 리딩 금융그룹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소명을 준 이사회 결정을 무겁고 또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6년간 KB금융 수장을 맡으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주가'를 언급했다. 지난해 말 5만원을 웃돌던 KB금융 주가는 코로나19 확산 직후 2만5000원대로 급락했다. 최근 회복했지만 과거 주가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3만7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KB금융뿐 아니라 신한·하나·우리 등 전통 금융사 주가가 대부분 비슷한 패턴을 그리고 있다. 반면 새롭게 금융시장을 넘보는 '빅테크'들인 네이버, 카카오 등 주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끝을 모른 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윤 회장은 KB금융 주가와 관련해 "참담하다"는 말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기존 금융회사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이겨낼 타개책으로 윤 회장이 가장 먼저 꼽은 것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다. 그는 "여러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마무리 짓고 13번째 계열사로 편입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는 명실공히 자산 기준 1위 금융지주로 도약하게 됐다. 실적 부문에서도 푸르덴셜생명 가세로 비은행 부문이 33%에서 35%로 소폭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KB는 추가적인 인수·합병(M&A)보다 기존 회사 경쟁력 강화를 우선할 계획이다. 은행과 비은행 비중을 6대4 정도로 맞추는 것이 1차 목표다. 코로나19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증권과 카드 부문 수익 비중을 높이고, 푸르덴셜생명과 기존 보험사 간 시너지 효과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글로벌 성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저성장·뉴노멀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부문을 더 강화하려는 것은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글로벌 주류 금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진정한 리딩뱅크로서 자질이 있다는 판단이다. 윤 회장이 마지막으로 강조한 점은 디지털이다. 그는 "종합적 서비스 제공 역량과 온·오프라인에 걸친 상담 서비스 인력은 KB의 경쟁력 우위 요소"라며 "빅테크와는 경쟁하지만 협업하고 상생하는 방법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말 대부분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윤 회장은 말을 아꼈다. 금융업계는 윤 회장과 함께 3년간 은행장으로 호흡을 맞춰 온 허인 KB국민은행장이 금융지주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고, 타 계열사 CEO급이 행장으로 이동할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