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20조원 규모 뉴딜펀드에 재정 자금이 후순위로 참여해 원금 손실의 위험 부담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세제 혜택을 통해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장기 성장 산업 육성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정부의 다양한 정책 지원과 규제 완화까지 더해 새로운 경제성장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뉴딜 플랜이다.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은 어차피 가고 있는 길이고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다. 미국 중심의 디지털 혁명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면서 다음 세대가 성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술패권 전쟁이 시작됐다. 또 유럽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그린 혁명에서도 뒤처질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총 58조원이 투자되는 디지털뉴딜을 먼저 살펴보면 말 그대로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로 대변된다. 즉 빅데이터 산업과 인공지능(AI)을 육성해 인터넷 플랫폼에 기반한 4차 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키며 이를 위해 5세대(G) 통신 인프라스트럭처를 조기에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 정책을 세부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총 12개로 구성된 디지털뉴딜 중 예산 편성이 가장 큰 부문은 5G와 AI의 융합 확산이다. 예산 기준으로 2025년까지 총 14조80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국토와 수도권 인구 집중현상을 감안할 때 디지털뉴딜에 따른 한국형 스마트시티는 경제성 있는 선행 투자가 될 수 있다. 나아가 다른 국가에 4차 산업 시스템과 관련 장비 산업의 수출까지 생각할 수 있어 해당 분야 산업과 기업에 수혜가 기대된다.
5G 인프라 다음으로 주목할 분야는 데이터 댐이라고 불리는 데이터센터 등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플랫폼' 산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이나 기업이 언택트(디지털)화하고 있어 많은 데이터가 빅데이터화되고 네트워킹이 가능한 디지털 환경이 필요하다. 즉 여러 목적에 맞는 소프트웨어 컴퓨팅 시스템을 포함한 클라우드 환경의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디지털 인프라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투자 관점으로 보면 디지털뉴딜의 두 핵심 분야는 5G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인터넷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원격의료,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4차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디지털뉴딜 성장의 직접적 수혜 기업은 SK텔레콤·KT와 같은 통신사업자, 5G 네트워크 장비 업체, 네이버·카카오 같은 플랫폼 사업자,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기업이다.
이 밖에 각종 소프트웨어 기업, 게임 등 콘텐츠 업체, 물류, 이커머스 업체 등도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이미 거래소에서는 KRX BBIG 12개 업체, KRX 2차전지 10개 업체, 바이오 10개 업체, 인터넷 10개 업체, 게임 10개 업체를 선정한 지수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그것을 근거로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투자 상품도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판 뉴딜
이미 시장은 뉴딜 관련 기업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주가도 일정 부분 성장성을 선반영했다. 하지만 디지털뉴딜, 즉 4차 산업 핵심 기업의 성장은 메가트렌드일 것이다. 투자 기간을 장기로 본다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투자 기회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