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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4만4000원→4만원)을 비롯한 9개 증권사가 신한지주의 유상증자 계획 발표 후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11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대신증권은 신한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5만원→4만6000원), 키움증권(4만8000원→4만5000원), KB증권(4만1000원→3만8500원), DB금융투자(4만1000원→3만7800원), IBK투자증권(3만9000원→3만7000원), 메리츠증권(3만8000원→3만6000원) 등도 목표가를 낮췄다.
반면 NH투자증권(3만4500원), SK증권(3만2000원) 등 2곳은 목표가를 유지했다.
앞서 신한지주는 지난 4일 장마감후 1조1582억 규모(약 3913만주)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증자 배정 대상은 홍콩 소재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다.
이번 증자로 보통주 3913만주가 신주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2만9600원이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10월 20일이다.
신한지주는 이번 증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자금 여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중간배당, 자기주식취득·소각, 내부관리 수준 보통주비율 등 중장기 계획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수익성의 주요 잣대가 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등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당순이익(EPS)와 순자산가치(BPS)도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실망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자로 보통주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올해 말 BPS 전망치는 8만2202원으로 4.8% 감소할 것"이라며 "이익 증가를 고려하지 않고 자본 증가만을 반영하면 연간 ROE 전망치는 약 0.11%포인트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신한지주 측은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미래 손실흡수력 증대를 위한 자본비율 강화와 증자 이후 인수·합병(M&A) 등의 성장, 주주환원 정책의 강화 등을 언급했다"며 "당장에는 가시화된 성과가 없기 때문에 목표주가에는 밸류에이션 지표의 희석화 효과만 반영하며, 향후 성장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증자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이익 체력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을 설득하기에 명분이 약해 보인다"며 "실적과 자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은행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 측이 강조한 증자 이유가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본다"며 "높은 대출 증가율,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으로 2018년말 12.5%였던 보통주 자본비율이 현재 11.4%로 낮아진 것을 꼭 증자로 보완했어야 했는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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