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국내 증시도 1%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월 폭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금 보유를 늘리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 급락이 지난밤 미국 증시의 영향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별한 악재는 없지만 사상 최고치 수준에 임박했던 주가지수와 실물경제 간의 괴리가 커지면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밤 미국 증시가 테슬라의 여파로 많이 하락했고,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들 위주로 매물이 쏟아졌다"라며 "그러다보니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영향을 줘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 관련 종목들 위주로 반발매수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라면서 "시장은 지수가 많이 빠지면 매도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낙폭이 확대되고 있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커졌지만 3월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것이란 시각은 많지 않다. 지난 6월 2100선에서 한달 가까이 횡보하던 장세와 비슷한 흐름이 연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3월달 패닉셀링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고 미국증시와 비교해서 더 많이 하락할 것 같지 않다"라며 "미국 기술주들이 계속 오를때 우리나라는 그렇게 많이 오르지 못했고 현 지수는 달러 약세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때문에 수급이나 환경이 제한되는 부분 있었는데 확진자수도 적어졌고 뉴딜펀드와 관련한 정책 모멘텀이 증시 하단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세가 단기에 그칠 지는 알 수 없지만 변동성 장세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관망세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서상영 연구원은 "기업 실적도 나쁘고 경제 지표도 나쁜 데 유동성으로 올라간 증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매물 소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때까지는 시장은 상승, 하락폭이 커지는 변동성 장세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망세밖에 없다"라며 "실적이 좋아지는 종목은 지켜봐야겠지만 나머지는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현금 보유와 종목 옥석가리기를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3월부터 지금까지는 어지간한 종목들만 가지고 있었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지수레벨 부담이 있어 편안한 흐름만은 아닐 것"이라며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같은 경우는 주식 보유 금액 늘리기보다 현금 비중을 어느정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정책에 따른 수혜주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급락장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재선 연구원은 "경계심리는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이럴 때가 괜찮은 종목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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