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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서 발생한 거래대금은 31조원에 달했다. 증시 역사상 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선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증시대금 급증의 주역은 개인투자자들이었다. 31조원 중 개인이 24조5600억원을 차지해 그 비중이 79.2%에 달했기 때문이다
증시 거래대금 급증은 코로나19로 초저금리 시대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라 갈 곳을 잃은 개인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작년만 해도 개인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6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증시 전체로 봐도 9조원대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경향은 올해 3월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스피는 1400대로, 코스닥은 400대로 폭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왔기 때문이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1~2월만 해도 개인들의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넘지 않았으나, 3월 12조4800억원, 4월 16조28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5월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계속 수직 상승했고, 8월에는 24조5600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대금 폭증은 개인의 단타성 매매 스타일의 강화에 의한 것이다. 사고판 금액을 더하고 빼 도출되는 순매수나 순매도와 달리 거래대금은 샀거나 팔았거나 관계없이 거래된 모든 거래금액의 합이다. 실제로는 순매수 1억원을 기록했다고 해도 그 1억원의 결과를 위해 수많은 거래가 이뤄질 경우 거래대금은 크게 불어나는 구조인 것이다.
KB증권이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초 100%대 초반이었던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내 회전율은 3월 200%대로 확 뛰었고, 8월엔 최초로 300%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회전율을 기록했다. 회전율은 일평균 거래대금에 거래일수를 곱한 후, 이를 시가총액으로 나눠 도출한 값이다.
8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회전율은 314.7%에 달했다. 이를 바꿔 말하면 당시 시가총액의 3배가 넘는 금액을 개인이 거래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주식 거래가 빈번하다는 걸 보여준다. '개인은 단타성 매매를 주로 한다'는 경향성이 더 짙어지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통계다. 작년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들의 회전율 평균은 90%가 채 되지 않았는데, 올해 들어 평균으로도 223.9%를 기록해 2.5배나 주식 사고팔기가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31조원이라는 일평균 거래대금은 개인들의 매우 높은 회전율, 즉 빈번한 매매를 통해 시현되는 중"이라면서 "증권사에서 개인의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바꿔 말하면 증권사의 실적 변동성이 과거 대비 커지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개인들의 빠른 주식 사고팔기, 즉 회전율이 결국 막대한 거래대금을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이 주도하는 시장인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의 11조4300억원보다 더 많
개인들의 이 같은 활발한 코스닥 거래의 배경에는 3월 시행된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들과 기관이 주로 하는 공매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것이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공매도는 원래 이달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는 내년 3월까지로 금지 조치를 연장시켜 놓은 상태다.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