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직원, 가족명의 회사에 76억원 부당 대출 적발돼 면직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76억원 규모의 '셀프 대출'을 실행하고 부동산 투기로 개인 이득을 취했다가 면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기업은행에서 받은 '내부자거래 관련 대출 취급의 적정성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 차장으로 근무한 A씨는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신의 가족 명의로 총 29건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대출금은 총 75억7000만원에 달했다. A씨 부인·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곳에 73억3000만원, 개인사업자에 2억4000만원 등이다.
A씨는 최근까지 서울의 한 지점에서 근무했으며, 경기 화성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당시 그 지역 일대의 주거용 부동산을 주로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29건의 담보물 중 18건이 아파트, 9건이 오피스텔, 2건이 연립주택이었다. 이 중 22건이 경기 화성, 2건이 경기 부천 등으로 파악됐다. 다만 A씨가 이 담보물 중 몇 건을 처분해 얼마를 이익으로 실현했는지 등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내부 감사로 적발해 조사한 결과 여·수신 업무 취급절차 미준수 등 업무 처리 소홀 사례가 발견됐다"며 "은행원 품위 유지 기준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31일자로 면직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출을 승인해준 지점장에 대해서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은 향후 절차에 따라 A씨에 대한 형사고발과 부동산 담보대출 회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직원 본인의 대출을 제한해온 내부자거래 관련 시스템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