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4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1일 현재 2300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 8월 중순 코로나19 3차 팬데믹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발발하며 투자심리가 약화됐고, 특히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돈을 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금융당국이 증시를 받친 개인투자자들을 의식해 공매도 금지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면서 외국인 매도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워낙에 풍부한 유동성이 일제히 증시를 향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힘으로 증시는 당분간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투자자예탁금은 60조527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28일 기준 54조원대였던 예탁금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수요 등으로 사흘 만에 5조원 넘게 늘어났다. 연초 대비 증가 속도도 눈에 띄었다. 연초 예탁금은 30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8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30조원이 넘는 주식 직접투자 수요가 증시로 흘러들어온 셈이다.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띤다. 개인은 코스피가 큰 폭으로 떨어질 때마다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하며 증시에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3월 9일 코스피가 4.2% 급락하자 1조3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고, 지난달 20일에도 코스피가 3.7% 떨어지자 1조원이 조금 넘는 자금을 투입해 하락을 막았다. 지난달 31일에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팔아치우자 비슷한 금액을 순매수하며 시장 버팀목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자예탁금이 중장기적으로 100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와 비슷한 통화량(M2) 증가가 나타났던 2005~2008년에도 주식형 수익증권이 80조원 증가한 것을 근거로 이처럼 예측했다. 저금리 기조로 통화량 증가가 지속된다면 예탁금이 최소 100조원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으로 저금리 기조 유지를 시사하면서 유동성 장세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연준의 발표는 상당 기간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이야기고, 이는 곧 달러 유동성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면서 "당분간 경기 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이어질 것이고, 주식시장 유동성 장세도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3차 팬데믹에 따른 실적 훼손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코로나19에 익숙해지면서 대처 능력이 향상된 상황에서 나타난 재확산은 심리적 타격을 주긴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