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HDC현산 측에 하루이틀 정도 말미는 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지지부진했던 '아시아나항공 딜'은 이번주 내로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이 HDC현산 측에 제시한 지원 방안의 핵심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400% 이내로 유지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채권단 측 설명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 등 채권단은 지난달 26일 HDC현산 측에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위한 최종 방안을 전달하면서 1주일 이내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HDC현산 측은 2일까지 채권단 측 제안을 받아들일지를 회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제안에 대한 답변을 이번주 초까지 줄 것을 HDC현산 측에 요구했다"며 "다만 답변이 하루이틀 늦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전제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HDC현산 측의 인수 부담을 일정 부분 줄이되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전환사채를 자본으로 유지하는 방안 등이 지원 방안에 포함됐다는 전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황 부진 등을 고려해 1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채권단이 지원한다는 내용 또한 지원 방안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채권단의 지원 내용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400%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여러 제안 가운데 일부"라며 "HDC현산 측은 채권단의 제시안을 두고 아직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2291%에 달한다. HDC현산이 지난해 맺은 계약 조건대로 아시아나항공에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2조1772억원의 자금이 아시아나항공 자본금에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469%로 축소된다. 채권단은 코로나19 등 악재를 고려해 아시아나항공이 부채비율을 이보다 더 낮은 400% 이내로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12조841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더 늘리지 않기 위해서는 9350억원(에어부산 포함)에 해당하는 영구채·전환사채를 현재처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전환사채는 원금 상환, 이자 지급을 회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 이후에도 영구채·전환사채를 현재처럼 자본으로 유지하려면 채권단 협조가 필요하다. 부채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 상황에서 부채비율을 400% 이내로 낮추려면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금 외에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자본(연결 기준)이 56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48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400% 이내로 맞출 수 있다.
채권단은 HDC현산 측에 선택권을 넘긴 만큼 일단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산은은 지난달 26일 이 회장과 정 회장 간 만남 직후 "이후 일정은 현산 측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 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일각에선 HDC현산 측이 결정 시한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채권단은 HDC현산 측의 진정성
[최승진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