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지난 31일(현지시간) 애플과 테슬라의 분할된 주식이 첫 거래 됐고 이날 테슬라 주가 폭등으로 머스크 CEO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를 제치고 세계 3위 부자가 됐다. [자료 사진 및 영상 제공 = CNBC·테슬라] |
CNBC는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달 뉴욕 증시는 약간의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8월의 상승 모멘텀이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31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은 하락장으로 통해왔다. CFRA리서치에 따르면 제 2차 세계대전(1939년 9월 1일~1945년 9월 2일) 이후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주가 지수는 9월에 평균 0.5%떨어졌다. 역사적으로 볼 때 8월 역시 보합세를 보이는 달이지만 올해 8월은 7% 오르는 등 지난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뉴욕 증시가 정점에 달해가는 '과매수' 상태라고 보면서도 이달 의회의 예산 승인 작업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들어 이달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이언사이드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베리 냅 연구부장은 CNBC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오는 9월 7일 미국 노동절 즈음 대선 여론조사가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며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주요 투자자들은 9월보다는 10~11월 증시 변동성(리스크)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냅 연구부장은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는 9월 들어 각 학교가 문을 열면 특히 북동부 지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번지는 등 바이러스 변수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선이 열리는 해 9월에는 특히 뉴욕 증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월가에서는 공화당 소속 트럼프 대통령 재선이 경쟁자인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당선에 비해 증시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 루드홀드의 짐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앞으로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마저 주도할 지가 관건이며 증시에서 민주당 승리는 하방 변수"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노동절과 더불어 오는 29일 열리는 '2020년 미국 대선 제 1차 토론회'에 주목한다. 이날 토론회가 11월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11월 3일에는 대통령 선거와 연방 의회 선거가 동시에 이뤄진다. 상원은 100석 중 3분의 1가량인 35석, 하원은 435석 전원을 새로 뽑는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총괄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열리는 이번 대선 토론회는 1960년 이래 가장 중요한 대선 토론이 될 것"이라면서 "지난 1960년부터 1972년까지 시위·선거 결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위라 하더라도 평화적 시위인 경우 민주당 지지율이 2~3%올라갔지만, 폭력적 시위인 경우 오히려 공화당 지지율이 2~8% 올라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폭력적으로 번지는 인종차별 시위 상황을 보면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재선되는 경우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투자 포트폴리오도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11월 미국 대선과 더불어 또다른 중요한 변수는 9월 의회의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예산 승인작업이다. 펀드스트레트의 톰 블락 정책전략가는 CNBC인터뷰에서 "의회에서는 다음 예산을 코로나19 사태 추가 부양책과 연계해 논의 중이며 2020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다음 달 1일 전에 예산을 승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9월에는 또다른 변수도 적지 않다. 오는 4일에는 상무부가 '8월 일자리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어 15~16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이번 FOMC는 현재 연 0.00~0.25%인 기준 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한 대로 2%목표인플레이션을 평균 인플레이션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 정가의 정치 이벤트, 경제적 변수 외에 증시 트랜드도 눈여겨 볼 만 하다. 31일 WSJ는 올해 뉴욕 증시에서 엄마·아빠들을 중심으로 한 미국 개인 투자자(개미) 비중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래리 탭 시장 구조 연구원은 WSJ인터뷰에서 "올해 1~6월 개인 주식 거래량은 전체의 19.5%를 차지해 집계를 시작한 10년 만에 최고"라고 전했다. 지난 해(14.9%)보다 5%포인트 가량 높고 10년 전인 2010년(10.1%)에 비하면 2배 수준이다. 주식 중개거래 업체인 로빈후드와 찰스 슈왑을 통해 나온 주식 거래 주문을 실제 처리해주는 업체인 시타델 시큐리티의 조 매케인 책임자는 WSJ인터뷰에서 "올해 안으로 개인 투자자들 비중이 2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증시는 아시아의 중국·한국 증시와 달리 개인 투자자 비중이 낮은 편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사정이 달라졌다. 초저금리와 연방 정부의 코로나19 재난 지원금, '모바일 거래 중개 수수료 0원' 로빈후드 앱을 발판 삼아 등장한 미국 개미 군단은 뉴욕 증시 주가를 들썩이는 '로빈후드 효과'(미국판 개미 효과)를 만들어냈다.
리트홀츠의 닉 매기울리 최고운영책임자가 지난 2월 19일~8월 11일 동안 뉴욕 증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로빈후드 효과'가 두드러지는 주식은 최근 제약사로의 변신을 발표했으나 사전 정보 유출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조사를 받고 있는 '이스먼코닥'(상관 관계 0.94)과 제2의 테슬라를 표방한 수소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0.74),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 '노바벡스'(0.66)다. 해당 기업 주식 주가는 로빈후드 사용자들의 매매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양(+)의 상관 관계를 보인다. 애플과 테슬라 주가(둘 다 0.14)는 상대적으로 상관 관계가 약했고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0.35)과 세계1위 크루즈선 관광업체인 카니발(-0.21)주가는 음(-)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
WSJ는 뉴욕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늘었다면서 아시아 개미식 단타 거래가 뉴욕 증시에 영향을 줄 지 여부에 주목했다. WSJ는 성균관대의 안희준 교수를 인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개인 투자 비중은 80%, 서울 코스피는 올해 84%에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