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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윤종규 현 회장을 포함한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으로 결정했다. 회추위는 오는 9월 16일에 숏리스트 4인을 대상으로 인터뷰 등 심층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회추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은 후보를 회장 최종 후보자로 확정한다.
KB금융 관계자는 "내부 후보자군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으로 육성한 인물들이며 외부 후보자 또한 국내 유수 금융사의 은행장 등 CEO급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11월부터 KB금융 회장직을 맡고 있는 윤종규 회장이 이번 숏리스트에 포함되면서 3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관전평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러한 데에는 윤 회장이 금융지주사 1위를 탈환했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외부 후보자가 다른 지주사 부회장 출신이라는 분석이다.
윤종규 회장은 취임 이후 매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지배구조 갈등으로 휘청이던 KB금융은 2014년 윤 회장 취임 이후 순이익이 약 134% 뛰었다. 2019년 기준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3132억원으로 2014년(1조4151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발 리스크 부각 상황에서도 올 2분기 5대 금융지주사(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우리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실적을 시현하며 '리딩 금융사' 자리를 꿰찼다. 아울러 최근 금융권에 휘몰아친 사모펀드 사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등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초 알짜매물인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 그동안 KB금융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생명보험 분야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결국 이변이 없는 한 윤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하지만 윤 회장 3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내부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최근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가 전체 직원 2만78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880명의 응답자(응답률 28.2%) 중 79.5%가 윤 회장의 3연임을 반대했다. 다만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직원들이 참여하지 않는 등 전체 직원의 22.4%만 직접적으로 연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노조측은 28일 결정된 차기 회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8일 결정된 후보자군을 보면 '들러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더욱이 외부 후보자는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타 지주사 부회장 출신으로 구색 맞추려는 흔적이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종 후보자에 포함된 후보군은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윤 회장의 3연임이 확실 시 되는 것 같다"면서 "지명된 내부 후보군은 차기 회장 후보라기 보다는 차차기 회장 후보군에 가깝다
한편 임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발 산업은행의 역할 증대와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산적한 현안들을 고려할 때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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