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연장, 증시 시큰둥…"호재 맞지만 기대감 이미 반영"

◆ 레이더 M ◆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이 확정됐지만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지난 며칠간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이야기가 나오며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 하락했다.
증권가는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이 호재에 가깝지만 증시를 밀어올릴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공매도 참여와 관련된 실질적인 이야기가 논의됐고 이 과정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이미 증시에 선반영됐다"면서 "새삼스러운 호재는 아니기에 이번 조치의 효과는 시장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안 생기는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체 증시가 아닌 개별 종목별로는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공매도 제한이 코스닥시장 일부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미다. 기존에 코스닥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한 공매도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09년, 2011년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 후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시장 대차잔액이 더 크게 늘어난 바 있다. 대차잔액은 주식을 빌리고 갚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시장의 불안한 심리를 개선하는 측면에서는 이번 조치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전히 시장이 불안정한 국면에 있고, 공매도 금지 조치의 수혜를 본 건 바이오·언택트 관련 주식으로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라면서 "이 때문에 지금 당장 공매도를 재개해 취약한 투자 심리의 불확실성을 키울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금지 조치 연장으로 시장의 자율 조정 기능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가 시장이 열악한 쪽에 있을 때는 경고 신호를 주는 부분이 있고, 반등할 때는 숏커버링이 되면서 반등을 북돋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