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이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남매의 난으로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침묵해온 장남이 아버지가 아닌 큰 누나편을 들면서 '장남-장녀'VS'아버지-차남'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28분 현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전일 대비 1100원(6.25%) 내린 1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는 오후 들어 반락하고 있으나 장중 1만945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날에는 장남 조현식 부회장의 입장 표명 후 상한가를 찍기도 했다.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표대결에 승리하기 위한 주주 친화 정책 기대감 등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6월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보유 지분 전부(23.59%)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넘기면서 시작됐다. 현재 조 사장은 아버지의 지분을 포함해 총 42.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아버지 조 회장에 대해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조 사장에게 지분을 넘긴 아버지 조 회장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조 회장이 입장을 표명하면서 승계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조 회장이 차남인 조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것을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으며, 충분히 경영 능력을 검증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침묵해온 장남 조 부회장이 사실상 조 이사장 편에 서면서 경영 분쟁이 재점화됐다. 조 부회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회장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지분 19.32%를 확보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불과 0.83%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차녀 조희원씨가 지분 10.82%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한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국내 최대 타이어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30.67%), 한국아트라스비엑스(31.13%), 한국네트웍스(40%), 한국카앤라이프(100%)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