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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는 지난 2월 17달러에 상장한 새내기주로 6월까지는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빌 게이츠의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이 이 회사 지분을 13.9% 갖고 있고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성이 밝다는 소식에 해외직구족이 7월부터 집중 매수에 나섰다.
특히 슈뢰딩거는 증권사들의 추천이 없었는데 투자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투자에 나섰다. 가입 인원이 7만명이 넘는 네이버 카페 '미국 주식에 미치다' 회원이 다수 슈뢰딩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해외 주식 투자를 자문하는 증권사들은 대형 테크주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 커뮤니티 카페는 상대적으로 변동성 큰 중소형주를 발굴해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슈뢰딩거는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면 신약 개발에 활용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매출에 속도가 붙으리란 전망에 매수가 이뤄졌다.
그러나 슈뢰딩거 주가는 오히려 서학개미(해외 주식을 적극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뛰어든 7월 초부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7월 초 93달러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최근 68달러까지 내려갔다. 정점 대비 17% 하락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초기 종목을 발굴해 6월에 투자한 사람은 몰라도 추종매수자들은 별로 투자 성과가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슈뢰딩거 주가 부진의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 기대와 달리 바이오 기업 특성상 신약 개발과 관련한 성과가 당장 가시화되지 않고 오히려 보호예수 해제 영향을 받았기 때문
18일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1억1800만달러가량의 슈뢰딩거 주식을 매도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는 보유 주식의 4분의 1 규모다. 2분기에는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 호조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같은 날 450만주의 유상증자까지 발표하며 주가에 부담을 줬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