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흔들리는 금융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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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1차적 원인이다. 두 자릿수로 소강상태를 보였던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14일 교회 등 종교시설 집단감염이 본격화하면서 세 자릿수로 늘어난 뒤 20일까지 계속 세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심각하게 대두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감은 더 크다. 20일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10인 이상 집회를 이달 30일까지 전면 금지하기로 하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19는 앞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며, 단기적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를 짓누르고 중기적으로도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린 의사록을 공개하면서 미국 뉴욕 3대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고, 이어 개장한 아시아 증시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 주식시장 역시 이 영향을 상당 부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검사 결과 대기자가 3월 3일 이후 처음으로 3만명을 웃돌았고, 서울 내 신규 확진자가 15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부담이 됐다"면서 "글로벌 차원에서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경제 불확실성을 강조했는데, (필요했던) 추가 부양조치의 구체적 타이밍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FOMC는 일각에서 제기된 '수익률 곡선 관리' 등 추가 부양안에 대해 일단 선을 그었다.
결국 이 같은 위기감이 그대로 증시에 반영됐다.
대내적 요인과 대외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코로나19 이후 7월 처음으로 순매수 전환했던 외국인은 8월 들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8월 들어 20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1조7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도 2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그동안 코스피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수세를 재현하면서 그나마 증시가 이 정도라도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했지만, 양대 증시에서 개인은 모두 순매수를 이어갔다.
코스피에서 개인은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의 주식을 사들였고, 코스닥에서도 4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샀다. 8월 들어 계속 오르던 증시가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로 하락하기 시작한 14일 이후 개인은 4거래일 동안 1조5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지수는 2400대에서 2200대로 추락했지만 그나마 개인이 받쳐준 덕분에 이 정도 하락에 그쳤다는 얘기가 된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1~2주가 고비라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3월 1400대까지 코스피가 추락했던 수준의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주 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다만 지금과 같은 추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하단은 2100선 정도로, 그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강세장에서 지수 조정은 10% 내외였기 때문에 앞으로 2150~2200선까지 조정 가능성이 있다"면서 "코로나19 재확산도 요인이지만 이익 실현 욕구에 따른 차익매물 출회가 조정의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로나19로 국내 확진자 급증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계속되면 추가 물량을 더 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특히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은 미·중 무역분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노출되면 대규모 '셀 코리아'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정은 올 수 있지만 연말로 가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낙관론도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