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흔들리는 금융시장 ◆
5개월 만에 1170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던 달러당 원화값이 20일 하루 만에 1180원대 후반으로 후퇴한 것은 최근 국내에 불거진 코로나19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181.2원)보다 2.8원 하락한 1184.0원에 개장한 뒤 장중 한때 1188.2원까지 떨어졌다가 1186.9원에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뒤 역외시장에서 한때 1177원 수준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원화값 추이는 '급락세'로 해석됐다.
최근 상승세이던 달러당 원화값 흐름을 반전시킨 건 먼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 내용의 영향이 컸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회복 불확실성을 강조하면서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불을 지폈고, 그 여파로 역외시장의 달러당 원화값도 118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여기에 더해 서울 외환시장 개장 이후 원화값 약세가 더 도드라진 주요 요인으로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꼽혔다.
미국의 경우 현지시간 기준 지난달 24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7만352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달 19일엔 4만2932명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지난달 24일엔 신규 확진자가 27명에 불과했다가 19일 자정 기준으론 276명으로 10배 급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이유 중 가장 큰 배경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미국 확진자 수는 줄고 한국은 늘고 있다"며 "시장 심리가 한국의 경제 전망을 더 비관적으로 보면서 환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반등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16일 96.32 수준이던 달러인덱스는 하락을 거듭해 지난 18일엔 92.26으로, 2018년 4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그러나 이후엔 이틀 연속 상승해 현재 93.07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7~28일 열릴 미국 잭슨홀 미팅이 환율 흐름에도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본다. 이 회의에서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문 연구원은 "최근 달러 약세 여파로 원화값이 비교적 강세를 띠었지만, 우리나라 수출과 내수 등 펀더멘털이 전반적으로 약해져 있기 때문에 언제 급락할지 모른다"며 "당분간 1180~1190원 사이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