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인사 요동 ◆
문재인정부 초기에 임명됐던 KDB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 자리에 정·관계 출신 인물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부 인사와 맞물려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먼저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권 CEO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다. 이 회장 임기는 다음달 10일까지다.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회장 후임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는 데다 이 회장이 문재인정부 실세로 알려져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과 관가 주변 시각이다. 통상적으로 공공기관장 임기가 종료되기 1~2개월 전이면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돌곤 하지만, 유독 이번에는 이 같은 과정이 없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일단 3년 임기로 연임한 뒤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임기 만료 전에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임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1월 임기가 종료된다.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에서 제외돼 대통령이 임명권자는 아니지만, 여전히 공직 유관단체이기에 정부 의중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 역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거쳐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임명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관료 중심으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름이 나온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최 전 의원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장 등 경력을 바탕으로 20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4월 21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관료 출신으로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이름이 금융권에서 언급되고 있다. 하반기 개각설이 나오면서 손 부위원장 거취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지 않다는 전언이다.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도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민간 회사지만 통상적으로 관료 출신이 사장직을 맡아왔던 곳인데, 김 사장은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사장에 임명된 사례다. 금융권에서는 SGI서울보증 자리를 놓고 취업제한기간이 풀린 금융당국 출신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름이 거론되는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 후임으로도 금융위 관료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위 1급 이상 고위직 인사와 맞물릴 것으로 예상돼 금융위 인사의 향방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