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조합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여건인데도 차라리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겠다는 역(逆)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규제보다 분양가상한제에서 더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HUG 분양가격 대비 5~10% 낮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과연 조합 생각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1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다수의 감정평가사에 의뢰한 결과 HUG 규제에 따른 분양가 3.3㎡당 4891만원보다 분양가상한제에 의한 분양가가 5588만원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원베일리 조합은 7월 말 일반분양 승인을 신청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일단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합은 9월 말까지 분양가상한제나 HUG 규제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로 결정했다.
원베일리 조합이 의뢰한 감정평가사는 토지비를 산정할 때 표준지 공시지가의 2배로 계산했다. 조합 측은 "2014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은 서초우성3차는 당시 공시지가의 2.6배로 계산해 3.3㎡당 3050만원으로 분양했다"고 말했다. 조합이 의뢰한 감정평가사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여러 사례를 분석한 결과 원베일리도 최소 2배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조합이 분양가상한제를 택한 이유는 분양 시기를 고를 수 있기 때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합의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될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의 바로미터가 될 강남재건축 대단지에 대해 정부가 호락호락 넘어갈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