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진단키트주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첫 타자였던 수젠텍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한 데 따른 것이다.
11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수젠텍은 전일 대비 1만2100원(23.54%) 내린 3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진단키트주들도 동반 약세다. 씨젠은 -1.32%, 랩지노믹스 -8.80%, EDGC는 -4.84%, 바이오니아 -6.10% 등 진단키트주들이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
전날 발표한 수젠텍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진단키트주 전반적으로 실망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수젠텍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029% 증가한 241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20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실적 자체만 보면 흠 잡을 곳이 없다. 수젠텍의 2분기 매출액은, 2018년 연간 매출액 54억원, 지난해 연간 매출액 38억원보다도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영업이익률도 무려 84%에 달한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치는 이보다도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수젠텍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523억원, 영업이익 1188억원이었다. 시장 기대치의 1/5에도 못 미친 것이다. 앞서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창사 이후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되지만 지난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너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진단키트 상장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수젠텍의 실적이 눈높이를 한참 밑돌면서 다른 진단업체에 대한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진단키트업체들 가운데 예상대로 파격적인 숫자의 실적이 나온 곳도 있다. 오상자이엘의 비상장 자회사인 오상헬스케어는 올해 2분기에 매출 14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거뒀다. 지난 1분기 매출액 209억원, 영업이익 69억원에서 껑충 뛴 금액이다.
오는 14일 어닝시즌 마감일까지 씨젠, 랩지노믹스, EDGC 등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 2분기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확산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단키트주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다만 2분기 실적이 오를대로 오른 이들 업체의 주가를 떠받쳐줄 수 있을만한 수준이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진단키트 대장주격인 씨젠의 경우 연초 3만원선이던 주가가 현재 30만원까지 10배 넘게 올랐다. 씨젠의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은 2위로, 시총은 8조원에 달한다. 삼성화재, S-Oil, 우리금융지주, KT 등 굵직한 대기업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씨젠 뿐만 아니라 랩지노믹스와 EDGC 등도 올해 들어 주가가 12배나 오른 상태다.
증권가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