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지난해 인수한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의 북미지역 실란트 사업을 독일 업체에 매각한다.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한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효과와 함께 매각 자금 유입에 따른 재무 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KCC는 7일 모멘티브의 북미지역 컨슈머실란트 사업을 독일의 헨켈사에 2428억원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KCC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북미지역 실란트 사업 자산과 부채를 모두 양도하기로 했다"며 "핵심 사업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이번 사업부 매각 결정이 대형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KCC의 불안한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도 나온다.
KCC는 지난해 5월 원익그룹, 임석정 회장이 이끄는 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인 미국 모멘티브를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실리콘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자동차·건설·조선 등 부진한 전방 산업을 감안한 돌파구 마련 차원이었다.
하지만 대형 M&A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차입금으로 인해 재무 구조에 적잖은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M&A 과정에서 KCC의 순차입금이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2조원을 웃도는 차입금을 보유한 모멘티브가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재무 부담도 가중됐다. 회사가 보유한 단기성 차입금도 지난 3월 말 기준 2조2521억원으로 현금성 자산 1조2407억원을 크게 웃도는 상태다. 이에 더해 국내 건설 경기와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부진으로 회사의 주력 사업인 도료와 건자재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현금흐름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 여파로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KCC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KCC 측의 이번 결정으로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