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정부가 4일 오전 신규택지 발굴·공공 재건축·3기 신도시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추가로 13만2000가구를 수도권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시 과천시와 여당 내에서도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비판 의견이 나왔다. 공공재건축이 현실성이 없고 신규택지도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발표돼 지역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준다는 것이 이들의 반발 요지다.
이 같은 초유의 사태에 따라 여당·정부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 정부 발표는 자료 제목도 '관계기관 합동'으로 서울시나 경기도 등 지자체가 모두 포함돼 있는데 실제로는 제대로 의견이 조율되지 않은 것이다.
이날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재건축은 민간 조합이 기본적으로 진행하면서 임대주택 등 공공성을 가미하는 형식으로 가야 한다. 공공이 처음부터 재건축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데 정부가 이를 밀어붙였다. 서울시 입장에서 공공 재건축으로 가는 방향성은 찬성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는 7·10 대책 때 '공공 재건축'이 명기된 이후 중산1차 시범, 영등포 남서울 등 재난위험시설(안전등급 D·E)에 한해 공공 재건축을 검토해왔다.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300가구 이하 나 홀로 아파트이기 때문에 공공이 개입하지 않으면 민간 자체로는 수익성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공식 브리핑에서 재건축 아파트가 약 26만가구 있는데 이 중 20%인 5만가구가 공공 재건축에 참여할 것으로 계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어림치'는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김 본부장은 "압구정현대, 은마 등 주요 재건축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하자고 건의했지만 최종적으로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층수 규제 완화도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국토부는 공공 재건축 방안을 발표하며 규제 완화 항목으로 '용적률 최대 500%, 층수 50층 허용'을 내걸었지만, 이는 단순한 립서비스로 분석되고 있다. 복합건물에 한해 일반주거(최대 용적률 300%)에서 준주거(최대 용적률 500%)로 바뀔 경우 층수 규제를 전제로 한 문구인데, 이미 현행 틀 내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이날 "현행 층수 규제를 규정한 2030 서울플랜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순수 아파트는 35층까지고, 복합건물이면 중심지 위계에 따라 50층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규정대로라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현행 35층 틀을 준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파트로만 구성된 일반주거에 대해 현행 3종(용적률 최대 300%)뿐만 아니라 4종~ 5종(최대 용적률 400~ 500%)까지 국토계획법에 신설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부측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는데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주거 4종과 5종 신설 제안을 들어본적도 없다"며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해 이번 대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울시는 국토부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에 반대하는 모양새가 비처지자 이날 바로 진화에 나섰다. 김 본부장은 기자에게 보낸 메세지를 통해 "서울시는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충분한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민간재건축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추가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과천시도 반발했다.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의 하나로 정부과천청사 주변에 정부가 보유한 유휴부지를 개발해 4000가구를 공급하는 안이 이번 대책에 포함되자 김종천 과천시장은 "강남 집값 잡겠다고 우릴 희생하나"며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그는 "정부청사 부지에 주택을 짓는 것은 난개발"이라며 "해당 부지는 한국형 뉴딜 정책의 핵심인 AI·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원내부대표이기도 한 경기 과천·의왕의 이소영 의원은 "과천의 숨통인 청사 일대 공간을 주택공급으로 활용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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