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보험사 신탁부 등에서도 사모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주로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모상품 사고는 보험사와는 무관한 일로 여겨졌다. 이번 상품의 경우는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을 기반으로 한 대출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을 것이란 오해도 있었다. 펀드 가입자 A씨는 "삼성생명 측에서 자기들은 창사 이래 한 번도 사모펀드 사고가 없다고 했고 금을 기반으로 7개월 만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알렸다"고 하소연했다.
케이맨제도에 설립된 웰스매니지먼트그룹이라는 운용사의 유니버스 인컴 필더 펀드를 담은 상품으로 무역거래 신용장에 대해 단기 대출을 해주는 펀드이며, 유니버스 아시아 매니지먼트사가 자문사다. 이 펀드로 NH투자증권이 기타파생결합증권(DLS)으로 만들어 삼성생명 신탁을 통해 주로 판매했다. 홍콩에 있는 금 수출업자와 금 수입업자는 금 SPV를 통해 거래를 하고 펀드는 홍콩에 있는 금 SPV에 대출계약을 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다. 신용장은 수입업자의 요청에 따라 신용장을 발행한 은행이 수출업자가 신용장에 명기된 조건을 충족할 때 대금 지급을 약속하는 증서다. 결국 금 무역거래를 둘러싼 단기 대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삼성생명과 NH투자증권이 작년 말부터 팔았는데 6월 만기분 350억원, 7월 만기분 260억원이 환매 연기가 됐다.
여기에다 이번 10월이 만기인 3월 판매분 420억원까지 더하면 총 피해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3월 판매분은 비슷한 구조의 해외 펀드를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이 재간접으로 담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운용사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무역거래에 제한이 있어 상환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무역업체들의 자금 대금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이 막힌 것이다. 이로 인해 7월 만기분은 처음에는 15일만 환매 연기가 예정됐지만 6월 말께 펀드자문사에서 추가 재연장을 통보해 내년 5월까지 환매가 미뤄졌다.
이에 고객들은 불완전 판매와 환매 연기로 인한 피해를 제기하며 판매사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상품 제안서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음을 분명히 알려 불완전 판매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만기 상환 지연 안내문에서는 펀드자문사가 최초 계약 내용과 다르게 펀드를 운용했고 펀드자문사에 운용사가 사임 의사를 통보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불안은 커지고 있다. 무역거래 대상인 금에 대해 질권 설정을 해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지
NH투자증권은 "우리는 기관투자가(삼성생명 신탁부)를 상대로 상품을 발행해 준 것으로, 발행사로서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홍콩 현지 운용사에 상환 지연 사유 파악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