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기개미의 귀환 ◆
지난 3월 말 기준 3조1583억원에 불과했던 인버스 펀드(ETF 포함) 설정액은 7월 말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넉 달 사이 국내 증시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에 리버스 펀드 투자자금들은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가 하락할 경우 단숨에 대박이 날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만 믿고 투자금액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인버스 펀드에는 1조77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중 1조6000억원이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펀드 및 ETF로 흘러들어갔다. 특히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인버스 펀드에 한 달 새 총 1조1225억원이 몰렸다. 인버스 펀드 투자금액 중 3분의 2 이상이 국내 증시 폭락에 따른 '한 방'을 노리는 투기자금인 셈이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것은 삼성KODEX200선물인버스X2로 총 9850억원이 유입됐다. 그 외 미래에셋TIGER200선물인버스2X, 한화ARIRANG200선물인버스2X, KBKBSTAR200선물인버스2X에도 각 480억원, 90억원, 60억원이 흘러들어왔다. 인버스 펀드 역시 두 배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상품에 자금이 몰렸다. NH-Amundi코리아2배인버스레버리지(590억원), KB코리아인버스2배레버리지(155억원) 등이다.
무엇보다 인버스 펀드의 투자 손실이 상당한데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기성이 짙다고 평가받는다. 인버스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8.64%, 3개월 수익률은 -23.59%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삼성KODEX200선물인버스X2는 1개월 수익률 -15.78%, 3개월 수익률 -30.63%로 손실 폭이 더욱 컸다. 상당한 손실에도 레버리지 인버스 펀드에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주가 폭락 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리하고
그러나 레버리지 인버스 펀드는 매일 지수가 오를 때마다 그 2배 손실을 감당해야 하므로 향후 주가가 현재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순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