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의 고평가 현상은 지난 3월 중순에 시작돼 4월 최대치를 찍었고 6월까지 지속됐다.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비싼 가격에 상품을 매수한 투자자는 괴리율 진정 과정에서 큰 폭의 손실을 봤다. 이런 고평가 현상을 막지 못한 각 증권사에 후한 성적을 부여한 한국거래소 정기 LP 평가에 대해 허울뿐인 심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ETN LP 평가 결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모두 B등급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C등급을 받았다. 이들 네 곳 증권사는 모두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을 발행해 운용했다.
거래소는 분기별로 각 증권사가 LP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A등급은 매우 우수, B등급은 우수, C등급은 보통, F등급은 미흡으로 구분된다.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을 만들고 관리한 증권사 LP가 2분기에 모두 '보통' 내지는 '우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는 1분기 정기 LP 평가 결과보다 오히려 좋아진 성적이다. 1분기에는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가 B등급, 미래에셋대우가 C등급, NH투자증권이 F등급을 받았다.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의 고평가 현상은 1분기 말 시작돼 2분기에 극한을 향해 치달았지만, 2분기 평가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 4종의 평균 괴리율은 1분기 4.1%, 2분기 47.3%로 2분기에 10배 이상 뛰었다. 4월 말에는 한 상품의 괴리율이 847%를 나타내기도 했다.
거래소는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 괴리율 외에도 각 증권사 LP가 관리하는 다양한 종목에 대한 의무이행도, 적극성, 스프레드, 호가수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LP 평가는 그 결과에 따른 실질적인 불이익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용론도 제기된다. 현행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실질적인 페널티가 부과되는 것은 증권사가 ETN LP 평가에서 F등급을 받을 때뿐이다. F등급을 받으면 석 달간 신규 ETN 출시가 막히고, 두 분기 연속 F등급을 받으면 거래소가 해당 증권사에 LP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이외 등급에는 페널티가 없다. 이 같은 평가 체계를 놓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별다른 구속력이 없는 관례적 절차"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평가 현상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각 증권사는 자의든 타의든 결과적으로 ETN을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팔아 수익을 남겼지만, 관리 미흡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게 됐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분기별 LP 평가를 오는 10월부터 월별 평가로 변경하고 평가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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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