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시장의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글로벌 투자시장에 지각변동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와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규모 유동성을 뿌려대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자, 여기서 벗어난 글로벌 투자자금들이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과 원자재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2256.99로 마감, 전일 대비 1.76% 상승했다. 코로나19 위기 직전 경신했던 올해 전고점 2267.25에 거의 근접했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만증시가 이달초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며 상승랠리를 펼쳤고, 이어 한국으로 옮겨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외국인이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순매수를 기록하며 코스피 급등을 이끌었다. 코로나19가 심각국면으로 들어서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떠났던 외국인은 7월 초까지도 매도 성향이 훨씬 강했지만, 이날 단 하루에 코스피에서만 1조305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귀환'을 알렸다. 한국증시 개장 이후 외국인의 하루 순매수 규모 최대치는 2013년 9월 12일 1조 4308억원이었다.
달러가치 약세와 코로나19의 진정국면 진입, 백신과 치료제 개발 가시화 등으로 그동안 침체됐던 한국등 신흥국의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1400대까지 추락했던 코스피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로 회복한데 이어 최근에는 외국인의 컴백으로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바이(buy)코리아'는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1조3000억원 가운데 69%인 9000억원 가량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반도체 관련 호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신흥국 시장서 투자할 때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표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외국인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약달러는 코로나19 이후 침체일로였던 원자재 가격 상승도 초래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들은 모두 달러를 기본으로 거래되는데,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이들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과 은 등 안전자산 역할을 하면서 인플레이션 헷징 수단으로 쓰일 수 있는 원자재들의 가격상승이 가파르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은 직전 거래일 보다 1.9% 상승해 1트로이온스당 19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금 선물 가격은 1897.5달러로 마감해 9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 들어 또다시 최고가 기록을 낸 셈이다. 올해 들어 금 선물 가격은 26%올랐다. '금 대체 투자수단'으로 떠오른 은도 같은 날 8월
[박인혜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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