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의 부족한 주택 공급을 위해 '태릉골프장 용지'를 언급하자 국방부는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 때 나왔던 육군사관학교 이전과 인근 택지 개발 이슈가 다시 표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이 지역은 주변에 별내신도시와 갈매지구, 신내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데다 지하철과 철도, 버스 노선이 많아 주택 공급지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 안에 개발하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정부가 급한대로 태능골프장(83만㎡)만 개발하면 공급할 수 있는 가구 수는 1만~1만5000가구 정도다. 그러나 공급 효과가 있으려면 이 정도 물량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골프장과 붙어 있는 육사 용지(67만㎡)와 인근 땅을 합쳐야 3만 가구 이상의 미니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다. 육사를 이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문제는 태능골프장만 개발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단기간에 사관학교를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체 부지를 선정하고 교육 환경을 조성하려면 오랜 기간이 걸린다. 서울에서 청주로 옮긴 공군사관학교 이전 사례만 봐도 그렇다. 국방부가 관련 기관과 육사 이전을 포함해 개발과 관련해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기에 반대하는 이들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주택 공급을 위해 육사 이전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실무적인 차원을 넘어 태능골프장과 육사 용지에 아파트를 짓는 것이 옳은 결정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제기된다. 태능은 서울의 허파 역할을 하는 몇 안 되는 녹지다. 태능골프장도 개발제한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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