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해외 금융회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계속 철수하고 있는 와중에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이 한국법인을 세우고 한국 비즈니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의 투자 수요가 풍부해 장기적으로는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17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누버거버먼자산운용 한국법인(누버거버먼코리아)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에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쳐 국내 시장에서 사모펀드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누버거버먼은 현재 수탁액 3600억달러(약 420조원) 규모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나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협업하며 펀드 자문을 맡기도 했다.
2012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2017년 JP모건자산운용도 한국 시장을 떠났고, 자산운용사 외에도 최근 수년간 RBS, 바클레이스, UBS(은행 부문) 등 외국계 은행이 모두 한국 철수를 결정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펀드 성과가 부진한 것도 이유지만 외국계 운용사로서는 국내 운용사가 이미 갖춰놓은 리테일 네트워크를 뛰어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 있는 외국계 운용사는 피델리티자산운용, 블랙록자산운용,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 그 수가 많지 않다. 국내에서 사업 중인 자산운용사 250개 중 2%에 그칠 정도로 낮은 비중이다. 누버거버먼코리아는 2010년 이후 국내에 들어온 첫 해외 자산운용사다.
누버거버먼은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펀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는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누리고자 대체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아 시장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연기금 특성상 장기적으로 투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여서 운용사로서는 우수 고객을 장기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버거버먼코리아는 인프라 외에도 해외 주식, 채권, 대체자산군에서 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