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10 부동산시장 대책을 통해 신혼희망타운 지원자격을 확대한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분양가격 조건(6억 이상)에 맞는 아파트가 없어 현재까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정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부처는 향후 6억 이상의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해 정책의 실효성을 되살린다는 방침이지만, 내집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신혼부부에게 저가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로 도입된 정책 취지에 역행하는 조치여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된다.
16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분양공고가 나온 신혼희망타운 가운데 분양가격이 6억원 이상인 주택이 한 곳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7·10 대책을 통해 신혼희망타운 지원 요건을 아파트 가격에 따라 차등화하고, 6억이상 9억미만 신혼희망타운에 지원하는 신혼부부의 소득요건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맞벌이 140%)까지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행 제도는 분양가격에 상관없이 월평균소득의 120%(맞벌이 130%) 이하를 기준선으로 삼고 있다. 7·10 대책에서 6억 이상 9억 미만 아파트에 한해 소득 자격요건을 10%포인트씩 완화했지만 6억원 이상 아파트가 없어 공수표였던 셈이다.
소득요건 완화는 7·10 주택시장 안정방안의 핵심 공급대책으로 소개된 정책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기회가 많은 신혼부부에게 돌아가도록 소득기준을 완화한다"며 "서울 신혼부부 약 65~75%가 신청가능하게 하겠다"고 강조했었다. 이같은 정부 발표를 믿고 신혼희망타운 분양을 알아보러 나선 신혼부부들은 곧장 큰 실망에 빠졌다. 이번 개편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6억원 이상 신혼희망타운이 단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연말 분양됐던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이 그나마 5억원을 넘었을 뿐 수도권 주요입지인 위례지구, 고양지축지구 등의 분양가격도 3~4억원대에 그쳤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수민 씨(31)는 "신혼희망타운의 소득기준이 완화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주일간 관련 서류작업에 수많은 시간을 쏟았다. 어떤 소득을 어느 시점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지, 회사에 요청해야 할 서류는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느라 다른 일에 손을 대기가 어려웠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씨는 이어서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겨우 확인하고 어떤 지구를 신청할지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막상 지원할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허탈함은 이루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혼희망타운 소득기준 완화가 '빈 껍데기' 대책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향후 공고될 신혼희망타운 가운데 분양가격이 6억 이상인 주택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설명대로 6억 이상의 신혼희망타운이 등장한다 해도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면적 60㎡ 이하인 신혼희망타운 특성상 6억 이상이 되려면 강남 및 인근지방 아파트가 아니면 사실상 가능성이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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