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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 빅데이터 관련 부서 인력은 작년 6월 말 105명에서 올해 6월 말 172명으로 1년 새 64% 증가했다. 이미 빅데이터 부서가 있는 은행들은 부서를 격상시키면서 인력을 늘려왔고, 한발 늦은 농협은행은 이달 부서를 신설했다. 이달 1일 농협은행은 지금까지 순혈주의 관례를 깨고 디지털 부문 수장에 '삼성맨'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55)를 영입했다.
이상래 전 상무는 삼성SDS에서 솔루션컨설팅팀장, 데이터분석사업팀장, 디지털마케팅팀장 등을 지낸 데이터 전문가다. 올해 농협은행이 핵심 전략 과제로 삼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농협은행 부행장급으로 영입된 것이다. 특히 이 은행 임원 중 준법감시인을 제외하고 '유이한' 외부 인사다.
농협은행은 이 전 상무 영입과 함께 디지털금융 부문 산하에 데이터사업부를 신설했다. 5대 은행 중에선 가장 작지만 향후 핀테크 등과 협업해 데이터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달 신설된 데이터사업부는 그동안 흩어져 있던 데이터 관련 조직을 일원화한 것"이라며 "마이 데이터 사업을 위해 인력 충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 데이터는 개인이 제공한 정보를 은행 등 금융사가 활용해 특화된 자산 관리나 신용 관리 서비스를 내놓는 사업을 뜻한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인공지능(AI)혁신센터를 신설했고, 데이터 사업에 올인하는 '데이터 플랫폼 유닛' 부서를 만들어 마이 데이터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두 부서 간 협업으로 탄생한 것이 최근 개발한 자체 AI 'KB 알버트'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1억개에 달하는 금융 관련 데이터에 구글이 2018년 공개한 자연어 학습 모델인 'BERT(버트)'를 접목한 것이다. 현재는 은행 직원들이 내부 지식 검색 서비스로 쓰고 있지만 향후 돈 되는 데이터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민은행 데이터 사업을 총괄하는 인물은 윤진수 데이터전략그룹 전무(56)다. 윤 전무 역시 삼성SDS 데이터분석사업담당,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장을 거친 '삼성맨'이자 빅데이터 전문가로 작년 4월 국민은행에 영입됐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 박사이기도 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기존 데이터 조직을 올 들어 각각 손님빅데이터센터와 빅데이터사업부로 격상시켰다. 하나은행 데이터 사업 총괄은 단국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박근영 전무(57)가 맡고 있다. 박 전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이후 전산 통합 작업 최전선에서 일했고 30년 가까이 이 은행 정보통신 관련 업무와 정보 보호 업무에 주력해온 '하나맨'이다.
우리은행 데이터 사업은 가장 젊은 편인 황원철 상무(52)가 맡았으며 휴렛패커드, 퍼스트데이터 등 데이터 회사들을 두루 거친 데이터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우리은행
신한은행은 최근 데이터 판매 서비스를 위한 사내 벤처를 가동하고 있다. 관련 데이터 사업 총괄은 이명구 부행장(57)이 맡았으며 그는 신한에서만 38년간 IT를 담당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