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당성향(배당금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나요?"
최근 영상으로 외국 기관투자가들과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 모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쏟아진 질문이다.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첫 번째로 던진 질문이 공통적으로 배당과 관련된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다른 금융지주 IR 담당자는 최근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주가 하락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 모두 발언에서 주가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얘기를 길게 늘어놓았다. 그는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미국 주요 투자자가 "주가는 떨어져도 괜찮다. 그건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배당이 중요하다. 배당을 줄이지는 말아 달라"고 강한 어조로 말해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2019회계연도 현금 배당액으로 올해 초 4대 금융지주가 지급한 금액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배당성향으로 보면 25% 안팎이다. 금융지주 배당성향은 고배당에 부정적이던 금융감독 당국이 지난 2~3년간 이를 묵인해주면서 꾸준히 높아졌다. KB금융은 장기적으로 이를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수익률에서도 4대 금융지주는 평균 5%를 넘어섰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가 1%도 안 되는 시대인 것을 감안하면 은행주 투자가 훨씬 남는 장사인 셈이다. 현 주가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전년과 배당액이 동일하다면 배당수익률은 8%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지주 자산 건전성을 우려하는 금융감독 당국이 고배당에 대해 부정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대손충당금을 더 쌓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