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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던 한국 주식시장을 3월 증시 대폭락 이후 회복을 거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는 31조977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외국인은 24조6839억원어치를, 기관은 10조1062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일단 개미들이 이처럼 증시의 적극적 주도세력이 된 배경에는 코로나19와 공매도 금지라는 두 가지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 관련 요인은 증시를 폭락시켰는데,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식은 언젠간 오른다'는 경험치를 쌓은 개미들이 저가 매수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하나다. 또 하나는 대폭락 시점에서 도입된 공매도 한시적 중단이다. 금융위원회는 코스피가 1400대까지 떨어지는 등 위기가 감지되자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개인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로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컸는데, 이 리스크가 없어지면서 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막대한 유동성이 갈 곳을 잃은 상황에서 일단 돈이 갈 곳은 증시밖에 없는 만큼 개인들의 증시 주도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총통화가 3000조원을 상회한다고 언급하면서 "이제 채권과 예금으로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갈수록 규제가 강화되는 부동산도 아니다. 대안은 주식뿐"이라고 내다봤다.
총통화는 시중에 떠도는 유동성을 의미하는데, 이 총통화에서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율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개미들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난 20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7월 7일) 총통화 대비 주식시장 시총 비율은 2009~2011년 금융위기 이후 전개된 유동성 장세 수준인 55%에 머물러 있다.
전례를 보면 M2 대비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2007년 10월 말 고점(90%)을 찍은 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쪼그라들어 2009년 2월에는 40%까지 추락했다. 이후 남유럽 재정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11년 77%까지 올라갔다가 60%대에 머물렀고, 반도체 호황 등으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2598.19를 찍은 2018년 1월 말께 다시 80%에 육박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찾아오면서 이 비율은 50%대로 떨어졌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화됐던 지난 3월에는 45%까지 내려갔다. 결국 사이클상으로 여전히 총통화에서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라갈 여지가 있고, 이는 결국 개인들을 포함한 투자자들 매수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과거에는 없었던 '제로금리'까지 더해
다만 이는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개인들의 시각이 긍정적이라는 전제하의 이야기다. 결국 9월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 후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흐름과 공매도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봐야 '큰손 개미' 기조가 유지될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