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종 대표주자인 호텔신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오후 2시 15분 기준 전일 대비 300원(0.42%) 내린 7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29일 6만6000원까지 떨어진 이후 하루만에 7만원선을 회복했으나 큰 폭의 상승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한 2월 말부터 3월까지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3월 19일 장중 6만700원까지 빠지며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4월 들어 주가가 8만원대를 회복하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6월부터 다시 미끄러져 현재 7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943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3432억원) 보다 약 30% 감소했고, 6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817억원)보다 1485억원이나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가 올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8월부터 인천공항 제1터미널 계약이 종료되면서 임대료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마다 서로 다른 견해다.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목표주가를 낮추는 한편, 최악은 벗어났다고 평가하며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여행시장이 얼마나 회복될 지 가늠하기 어려워 실적과 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연결 영업손실은 660억원으로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이후 임대료 부담이 가장 큰 인천공항 제1터미널 전 사이트가 계약 종료되면서 임대료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여행시장이 얼마나 회복될 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도 면세점업의 회복 시기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면세점 굴기 정책에 따라 투자심리도 냉각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우선적으로는 매출의 회복이 필요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시장환경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이미 코로나19 여파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최악은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0만원을 유지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미 해당 우려는 주가가 반영한 상태라고 판단된다"며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계약 종료 또는 매출연동 임차 구조로 계약조건이 변경될 경우 9월 이후 공항 면세점의 대규모 적자 우려가 제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따이공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임차료 감면이 확대될 경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 업종 내 톱픽을 유지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으나 실적 회복을 예상하는 이유는 제 3자 국외반송을 통한 따이공 매출 증가, 본격적인 3분기 면세 성수기,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인 공항임차료 감면 등이 하반기 영업 손실폭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6월 마지막주 기준으로 따이공 매출이 글로벌 화장품 위주로 급반등하는 모습이며, 호텔신
다만 안 연구원은 "2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상황에서 따이공 매출을 선점하기 위해 할인률 자체는 더 높아져, 외형성장 대비 마진 확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