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태, 책임공방속 투자자만 눈물

대규모 환매 중단을 선언한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대한 자산 회수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이해관계가 얽힌 기관들이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판매사, 수탁은행, 사무관리사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려워 결국 그 피해가 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옵티머스 2대주주 이모(45)씨, 이 회사 이사 윤모(43)씨와 송모(50)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현재 이들을 상대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 규모는 1000억원을 넘는다. 지난 5월말 기준 펀드 설정 잔액 5172억원 중 사용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는 금액만 2500억원가량에 달해 투자자들의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주로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으나 실제로는 대부업체 등 부실 사모사채를 담아 펀드를 운용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에 부실채권 매입을 지시하면서도 예탁결제원에는 마치 공공기관 매출채권인 것처럼 이름을 등록해달라고 해 펀드명세서를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 투자자가 원금을 100% 반환받기 위해서는 판매사 등에서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하지만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불완전 판매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입장이다. 예탁결제원이 자산운용사의 요청으로 입력한 펀드명세서를 통해 자산을 확인했고, 운용사에서 공공기관 채권이 아닌 부실 채권에 투자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2016년 4월 옵티머스 자산운용과 계약을 체결해 기준가격 산정 업무를 수행했다. 같은해 한화투자증권 등 9개 증권사에 판매가 이뤄졌고, 지난해 NH투자증권 판매 후 설정액이 급증했다.
하지만 예탁결제원은 사무관리사로서 법적인 의무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다고 해명하는 상황이다. 공모펀드가 아닌 사모펀드다 보니 자산운용사의 대행계약 정도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사무관리에서의 일반적인 관련 규정과 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야할 업무를 안했다던지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옵티머스 사태가 자산운용사가 악의적으로 벌인 단독 사기사건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4개 기관에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라임 사태의 경우에는 판매사가 부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팔았다는 정황 증거가 있어 판매사의 책임이 인정됐으나 이번 옵티머스 사태는 라임보다 상황이 더 안좋다"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연구위원은 "옵티머스 사태는 자산운용사가 단독으로 사기를 벌인 것이기 때문에 판매사,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에 책임을 묻기 어려워 보인다"며 "운용사를 형법으로 처벌하는 것 이외에 다른 책임주체를 찾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