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46)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다. 30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김남호 부사장이 1일 그룹 회장 취임식을 갖고 이날부터 집무에 나선다. DB그룹은 지난 2017년 김준기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전문경영인인 이근영 회장이 이끌고 있었는데 '2세 경영'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재계서열 39위인 DB그룹은 김준기 전 회장이 1969년 미륭건설을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2000년대 철강 반도체 금융 물류 등을 중심으로 한때 10대 그룹 반열에 오르기도 했지만 부채 증가와 실적 악화를 겪은 후 금융과 제조의 두 축으로 축소됐다. DB손보와 DB생명 DB금융투자 등 그룹 전체 매출에서 금융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김남호 신임 회장은 2015년부터 DB금융연구소를 담당하며 그룹 내 핵심인 금융 계열사를 관리하는 등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김 회장은 연구소에서 그룹 미래 먹거리와 비전 발굴 등을 위해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DB그룹은 DB손보가 금융 계열사를, DB Inc가 제조
부문을 지배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김남호 회장은 DB손보 지분 8.3%, DB Inc 지분 16.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준기 전 회장의 지분은 두 회사 각각 6.65%, 11.2%에 달한다. 재단과 친인척 등의 우호지분도 있어 그룹 내 지배구조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승훈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