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고객 유치에 비용이 적지 않게 들면서 금융권이 되레 오래 거래한 충성고객을 홀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고객 유치에 비용이 얼마나 들길래 그럴까.
25일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은행계좌, 신용카드 발급 등 신규고객 유치에 발생하는 비용은 최소 5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수준이다.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초기 마케팅 비용에 더해 유치 후 일정기간 신용카드 등 사용 유인 제공 혜택까지 상당하다.
때문에 이미 거래 지속성 등에서 확보한 충성고객을 유지하기 보다는 신규고객 확보에 신경을 쓰는 마케팅이 종종 눈에 띈다.
제로금리 시대 무려 연 6.3% 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적금 마케팅도 그중 하나다. 이 마케팅을 두고는 '단골손님은 찬밥'이라는 꼬리표까지 붙고 있다. '단골손님격'인 기존 거래자에 대한 혜택이 제한된데 따른 것인데, 충성고객 유지보다는 신규고객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애큐온저축은행과 신한카드가 함께 기획한 연 6.3% 적금 특판은 금리가 높아 화제가 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0.5%인 점을 감안하면 12배 이상 금리가 높은 것이다.
하지만 고금리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신한카드 이용 실적'이 허들로 작용하면서 기존 애큐온저축은행 충성고객이나 신한카드 충성고객 모두 고금리 혜택을 빗켜가게 됐다. 적금 가입 직전 6개월 동안 신한카드 이용 실적이 없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던 것.
신한카드를 지갑 속 메인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면 이같은 마케팅 혜택에서 참여 기회조차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기존에 애큐온저축은행에 예금 등을 거래하면서 신한카드를 사용하는 거래자 입장에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역차별'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도 신규고객에 더 많은 대출금리 우대를 주고 있다. 통상 은행과 거래를 오래 유지해 오면 혜택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을 법한데, 이를 뒤집는 결과다. 예컨대 주택청약통장 가입시 캐시백을 주는 혜택도 은행권이 신규고객에 한해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업종 후발 사업자들은 신규나 기존고객이나 동일한 혜택을 주는 마케팅 전략을 짜왔다. 일단 고객부터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한 달에 단 한번 신용카드를 쓰면 사용금액에 상관없이 2년 동안 통신요금을 월 5000원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하나카드는 하나은행과 함께 결제계좌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 서비스 등이 활성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신규고객 중심의 금융권 혜택 이벤트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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