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기판 된 청약시장 (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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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만 하더라도 비규제지역이라 전매제한 기간이 짧고 재당첨 이력이 있더라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줍줍)은 가족 아이디까지 동원해 참여했다.
박씨는 "(이미 당첨된 적이 있어서) 안 돼도 그만이지만 당첨되면 수억 원을 벌 수 있다"며 "매주 '로또'를 사는 마음으로 꾸준히 넣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분양가 규제를 강화하는 바람에 오히려 청약 당첨은 수억 원 시세차익을 보장하는 '로또'로 자리 잡으면서 청약이 마치 투기판처럼 변하고 있다.
서울은 올해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세 자릿수에 육박했으며, 인천과 경기도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청약통장도 지난해보다 100만좌가 증가해 역대 최대(2450만좌)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21번에 이르는 각종 규제로 주택 거래는 막아놓은 상황에서 분양가만 잡아놓으며 청약을 사행성 이벤트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99.3대1로 집계됐다. 마곡지구, 호반써밋 목동, 르엘신반포 등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8곳 가운데 4곳에서 100대1이 넘는 청약 성적이 나왔다.
청약통장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국내 모든 주택에 모두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450만좌(5월 31일 기준)로 3년 전에 비해 450만좌가
실제 내 집 마련이 필요한 20·30대와 40대 초반까지의 실수요자들은 가점 달성이 어렵고 수억 원의 현금이 필요한 청약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다. 결국 현금 부자들의 차지다.
[이선희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