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언택트' 수혜 업체의 주가 상승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이미 연초 대비 5% 이상 상승했고,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엔비디아 등 수십 개의 미국 4차 산업 우량기업들은 이미 최근 들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그래서 급등한 4차 산업 주식의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기 바닥론이 나오면서 저평가된 전통적인 제조업이나 금융산업에 대한 상대적 투자 기회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홍콩보안법 통과를 계기로 미·중 갈등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조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좋은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우선 긴 흐름에서 보자. 과거 제로금리 시기에 큰 틀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자산은 무엇이었을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재처럼 제로금리와 경기부양을 위해 과잉 유동성이 공급됐다. 미국 자산 중에서 2010년부터 2019년 말까지 10년간 가장 훌륭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미국 주식 즉, S&P 500이다. 연평균 수익률은 21.2%였다. 다음은 미국 장기국채로 연평균 수익률 11.7%로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근본적으로 개별 자산의 장기 수익성이나 성장성에 의해 수익률이 판가름 났다. 대표적인 예가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온 업체들이다. 이 업체들은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상승세를 주도해왔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미국의 4차 산업혁명 1등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연 25%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평균 24%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10년 동안 지속된 높은 이익 증가율이나 이에 따른 주가 상승률의 추세적인 진행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판단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4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혁명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언택트 사회로의 변화를 오히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 부족으로 따라가기 힘든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회사가 디지털 정보기술(IT)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각국 정부도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기초로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
언택트 경제가 현실화하면서 '초연결'의 5G 인프라는 이미 기본 인프라가 됐고, 이는 4차 산업혁명의 장기적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다. 5G 인프라 확장은 자율주행차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이렇듯 향후 수년간 또는 수십 년간 4차
디지털 인프라가 구축될수록 4차 산업혁명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단기투자자라면 현금 비중 확대나 분산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하지만 장기투자자에게는 현재 시점에서 조정 국면이 온다면 4차 산업혁명 우량주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