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상 최고가 오피스 거래가 성사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 테헤란로 용지에 위치한 현대해상 강남사옥을 인수하기 위해 한국토지신탁이 단위면적(3.3㎡)당 3400만원을 써낸 것을 두고 투자은행(IB) 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8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해상 강남사옥 매각 주관사인 존스랑라살르(JLL)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토지신탁을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임대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평당 매입 적정가를 2000만원대 후반에서 3000만원대 초반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와중에 한국토지신탁이 홀로 3.3㎡당 3400만원이라는 통 큰 매입가를 써 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해상 강남사옥은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3만4983.47㎡ 규모로, 총매입가는 약 3600억원이다.
한국토지신탁이 공격적인 베팅을 한 배경에는 투자 목적 이외에도 이 건물을 자사 사옥으로 활용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은 강남권역에서 본사 건물로 활용할 건물을 모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전략적 투자회사인 동부건설과 자회사인 코레이트투자운용, 코레이트자산운용까지 이 건물에 입주시키면서 현재 현대해상 강남 사옥 공실을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리츠로 건물
매입액 대부분을 모집할 계획"이라며 "자기 자본 투자 금액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초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돈은 많은 한편 해외 실물자산 투자가 사실상 막힌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우량 매물에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입찰 경쟁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